한국인은 가해자, 일본인은 피해자?

‘요코 이야기(So Far from Bamboo Grove)’는 일본계 미국인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의 자전적 소설로,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인들이 한국을 떠나는 과정에서 겪은 일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전쟁의 참상을 잘 묘사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반전(反戰) 교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쇼핑몰 아마존은 이 책을 ‘실화’ 카테고리에 분류해두었으며, 일본판 ‘안네의 일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미국의 6~8학년 학생들의 필독서로 지정되었고, 미국 교사들을 위한 지침서가 따로 출판될 정도로 미국에서는 교육용 교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 아닐뿐더러, 역사를 왜곡하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배하여 강제징병,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민간인 학살 등 여러 전쟁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총을 쏘고, 일본 여자아이를 강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일본이 전쟁의 피해자이고 한국인이 가해자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을 읽은 미국 학교 학생들이 한국인 학생들에게 ‘너희 한국인은 왜 일본인들을 그렇게 괴롭혔냐’고 말할 정도로 아이들은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믿고 잘못된 역사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때의 한국 역사와 동아시아사를 잘 모르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본다면, 그들은 한국을 일본 사람들을 괴롭힌 가해자로 생각할 것입니다.

요코 이야기는 실화가 아닌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여기, 요코 이야기 속 역사 왜곡에 대한 근거들이 있습니다.

요코 이야기의 책 제목과 표지부터 실화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요코 이야기의 영어 제목은 ‘So far from the bamboo grove(대나무 숲 저 멀리)’입니다. 또 책 겉표지와 속표지에도 대나무 여러 그루가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요코의 집은 나남(현재 북한의 함경북도)에 있는데, 나남은 기온이 낮아 아열대 식물인 대나무가 살 수 없습니다.

요코 이야기 속 자주 등장하는 인민군은 요코가 한국에 있을 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책 속에서 요코 네 가족은 위장을 위해 인민군 군복을 입기도 했고, 열차를 타고 가다 인민군의 수색을 받기도 합니다. 요코 네 오빠가 일하는 공장에도 인민군이 찾아와 기관총을 난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민군은 1948년 2월에 창설되었기 때문에 요코 이야기의 배경인 1945년 8월에는 인민군이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만주에서 활동하던 항일 독립군 중에 공산주의계가 있었지만,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어서 러시아가 이들의 한반도 진입을 철저하게 막았기 때문에 요코 네 가족이 인민군에게 피해를 보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요코 이야기 속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에게 보복을 가하거나 강간하지 않았습니다.

요코 이야기에서는 한국인이 어린 일본 여자아이를 강간하고 요코 언니를 성희롱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또 광복 후에 한국인들은 술을 마시며 일본인 여자들을 찾아다녔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을 선언했지만, 일본의 군사력은 미군이 한국에 진주한 9월 9일까지 유지되었습니다. 요코 일행이 일본행 배를 타고 떠난 시점은 9월 초였기 때문에 요코는 일본군의 보호 아래에서 안전하게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또 일제강점기 때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731부대 창설자 이시이 시로의 딸 하루미가 1982년 ‘재팬타임스’에 기고한 글에는 한국인들이 일본인에게 복수하기보단, 물을 건네며 친절하게 대했다는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요코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미군의 한반도 폭격은 작가의 상상 속 이야기입니다.

책에서는 미군기가 하루도 빠짐없이 나남 지역과 북한 공업지역을 폭격했고, 밤에는 매일 공습경보가 울렸다고 묘사되어 있습니다. 책 표지에도 미군기가 그려져 있으며, 미군기의 폭격으로 요코는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군 작전일지를 살펴보아도 1945년 한반도 내에서 이루어진 폭격 기록은 찾을 수 없습니다. 북한 지역에 미군 공습이 있었던 것은 1950년 한국전쟁 때 일이므로 요코 가족이 미군의 폭격으로 피해를 당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또한,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 것도 1945년 8월 8일이기 때문에 요코가 나남을 떠나기 전인 7월 무렵에는 상공에서 어떠한 비행 전투기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요코 이야기는 실화가 아니라 오히려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소설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 붙은 수식어인 ‘실화’라는 단어 때문에 전 세계 많은 사람은 한국인이 일본인을 대상으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아마존은 요코 이야기의 분류를 <실화>에서 <소설>로 바꾸고, 실제 역사와 다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설명을 책 소개란에 서술해야 합니다.

아마존은 한국인에 대해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요코 이야기의 판매를 중단해야 합니다.

미국 오리건주나 루이지애나주 등 요코 이야기를 청소년 필독서로 지정하거나 정규 교육과정으로 가르치고 있는 학교는 요코 이야기를 청소년 필수 교육 교재에서 제외해야 합니다.